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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宗敎)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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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9-11 11:40 조회1,0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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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종교 지도자가 이슈의 중심에 있다. 정치인보다 더 정치인 같은 언행으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는데, 종교 지도자가 종교 아닌 문제로 화제가 되니 같은 종교인으로서 매우 당황스럽다. 종교가 사회를 걱정해야지, 사회가 종교를 걱정하냐며 때아닌 종교의 본질에 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으니 갑자기 이 사회가 중세로 돌아간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그러면 종교의 본질은 무엇인가? 종교의 본질은 이론도 아니요, 조직도 아니요, 권력도 아니다. 종교의 본질은 실천이 수반된 인격완성에 있다. 그 때문에 인격완성과 무관한 종교적 요소가 범람하는 현실은 비상식적이다.

인격완성에는 반드시 철학이 필요하다. 철학은 제4 경제라고 불리는데, 이 철학 위에 종교가 있으므로 종교는 제5 경제라고 할 수 있다. 1 경제는 돈벌이하는 것을 의미한다. 2 경제는 사회정화다. 3 경제는 인간이 돈으로만 살 수 없으므로 불가피하게 필요한 윤리이다. 1 경제가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제2, 3, 4 경제가 더불어 발전하지 않으면 사회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종교는 국민과 더불어 변화해야 한다. 세계사가 이를 증명한다.

이제 도덕은 아스팔트 길바닥 위에 떨어진 휴지가 되어 서로 속여야 사는 장사꾼의 구두 축에 짓밟혀 있다. 국민이야 어떻게 되든 아랑곳 없이 자신의 명리(名利)를 위하는 지도자들의 구린내 나는 입을 닦는 휴지로 변해 있다. 극도의 정신적 갈등과 곤경 속에서 윤리와 도덕과 종교와 진리를 외면한 채 혼미한 상태로 서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윤리의 근간인 도덕이 땅에 떨어졌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안타깝게도 이는 벌써 오래됐다.

 

옛날 중국 노나라 계강자(季康子)가 흉년에 먹을 것이 적어 걱정하자 공자는 분명하게 가슴을 찌르는 대답을 했다. ‘불환과이(不患寡而) 환불균(患不均)’이라 하여, 먹을 것이 적은 것이 걱정이 아니라 고르게 나누지 못하는 것이 더 큰 걱정이라고 가르친 것이다. 만약 한 사람이 1, 1만 명의 먹을 것을 지니고 있다면 이것은 정치 부재의 사회임이 틀림없다. 정치하는 사람은 한 사람으로서 끝나지 않는다. 정치가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권력 쟁취에 휘말려 싸우는 것은 귀신 혓바닥 장난보다 못한 것이다.

 

종교 지도자도 마찬가지다. 경자년에 들어 코로나 19 사태와 함께 온 국민이 도탄에 빠져 있는 가운데, 종교의 본질을 흐리는 종교 지도자가 있어 염려된다.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많은 국민은 그 종교 지도자의 본질을 벗어난 종교 활동으로 인해 코로나 19 방역 단계가 상향 조정됐다고 보고 있다. 가뜩이나 코로나 19 때문에 서민 경제가 벼랑 끝에 서 있다가 생활 방역으로 전환되면서 조금씩 주름살이 펴지고 있었다. 오대산 월정사 부근의 작은 음식점·기념품점들도 오랜만에 손님 구경한다며 희망을 추스르던 상황이었는데, 다시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전환되면서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 종교의 자유는 무한하지만, 종교적 활동의 자유는 반드시 국법을 준수해야 한다. 이것이 근대 입헌 민주주의의 핵심이 아닌가?

 

한편, 국가는 악착같이 받아내는 정치보다는 분배와 공정에 더 신경을 쓰고, 사안(私安)보다는 공안(公安)을 추구해야 한다. 그리고 꼭 해내야 할 것은 국가의 기강 확립이다. 기강이라 하니 권위주의 시대를 떠올릴 수도 있지만, 진정한 국가 기강이란 역사의식과 국민을 위한 철학, 인간을 존중하는 종교적 신앙심이 있어야 세워지는 것이다. 정치를 위한 정치는 백해무익하다. 진실로 인간을 위한 정치일 때만 그 기강이 세워지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종교는 도덕의 실천을 가르치는 것이며,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게 하고, 인간이 모여 사는 사회를 아름답게 정화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이것이 근대 종교의 본질이다.

 

종교의 ()’ 자를 파자(破字)하면, 갓머리 변에 보일 시(). , 진리를 보여준다는 뜻이다. ‘()’를 파자하면 효도 효에 글월 문이다. 최고의 진리를 배우고 수행하는 게 종교라는 뜻이다. 종교는 국가와 국민, 사회, 시대와 함께 가야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국민이 오히려 종교 걱정하는 시대는 불행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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