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정신과 세계시민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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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원행 스님 작성일18-08-13 09:21 조회2,804회 댓글0건본문
소승이 출가하던 시절에는 서울에서 진부까지 비포장도로를 걸으며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쓰고 산 짐승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몇날 며칠이 걸려서 진부에 도착했다. 절 살림을 맡아 월정사에서 강릉시장에 다녀오려면 꼭두새벽에 길을 나서도 하루 종일 걸려 장을 봐서 돌아오면 해가 저물었다. 그런 길을 1000㎞가 넘는 새 길이 뚫리고 시속 300km로 달리는 KTX가 대관령에 들어오는 시절을 맞이했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소승은 벅찬 감회에 젖는다.
모란봉 악단을 이끌고 KTX에 승차해 본 북한의 현송월 단장은 북한 지도층에 남한의 눈부신 발전상을 알려 최고지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시발점이 되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대한민국 평창에서 남과 북의 한민족이 한반도기를 들고 함께 한 평화올림픽이었다. 남북한이 서로 호응한 성공적인 동계올림픽의 영향으로 ‘판문점선언’과, ‘6.11싱가포르선언’이 성사되고 이제 북한은 북한 핵 폐기에 관한 문제를 전면전에 내세우고 전 세계 인류 앞에서 초유의 주목의 대상이 되었다. 선대에서 이루지 못한 일을 김정은 시대에서 평가받게 된 시점이다.
남북한의 평화는 곧 세계평화와 직결된다. 세계 인구가 환호를 지으며 성공적으로 개최된 평창동계올림픽이 폐막되고 현재 평창은 축제장은 모두 사라지고 시설물 철거 공사가 한창이다. 올림픽 시설물을 유지하려면 매년 수십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므로 중장비를 들여 해체 중인 것이다. 성화봉송대와 점프경기 틀만 남기고 모두 철거하는 중이다. 지을 때부터 유지비용과, 사후 활용방안을 고민한 끝에 철거를 결정하고 임시 건물로 지은 건물이라지만, 올림픽의 흔적이 지워지고 있다. 전 세계가 환호했던 올림픽 개최지가 유지비용 문제로 모두 철거되는 상황이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평창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도 너무 아쉬운 부분이다. 관광객이 왔다가 볼 게 없어서 발길을 돌린다.
올림픽조직위에 따르면 올해 말 정도 되면 개·폐회식장 일대에 올림픽 기념관과 공원을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과거에 볼 수 있었던 고산 훈련장과 개·폐회식장은 공연장도 계획 중인 걸로 알려졌다.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올림픽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1조 원에 가까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은 경기장과 인프라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올림픽이 낳은 유산을 계승 발전시켜야 할 문제가 우리의 과제로 남았다.
이번 평화올림픽이 낳은 가장 중요한 유산은 평창정신이다. 총구를 맞대고 서로를 견주던 일촉즉발의 남과 북이 서로 손을 맞잡고 통일의 노래를 부르는 이변을 일으키게 한 것이 평창정신이다. 평화의 시발점이 된 평창정신은 계속 이어가야 한다. 평창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면 그에 맞는 세계시민의식이 고양된다. 그 가능성을 이번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보여주었다.
세계시민의식은 무엇인가. 문화공동체가 20여 년에 걸쳐서 국민의 92%지지율과 세 번에 걸쳐 올림픽 유치에 도전하는 원력 속에서 올림픽이 성공한 것이다. 그것은 모든 걸 잘하겠다는 원력의 집중이고 생각의 집중이고 마음의 집중이다. 세계인과 더불어 60억 인구가 환호를 짓는 매너와 친절이고 한국전통의 문화유산을 보여주고 축제로 승화시킨 결과이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민심을 움직이고 북한 지도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로 인해 세계인들이 환호한 지구촌 대사건이다. 이것은 역사적인 배경으로 필히 보전의 가치가 높아서 사후관리를 소흘히 하면 안 된다. 올림픽의 철거현장을 보면서 소승은 그 시대 사람들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보존 가치에 대한 사명감을 느끼게 되었다.
대한민국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세계적인 행사를 치를 수 있는 에스오시 사업과 인프라가 구축되었다. 이미 구축된 자원을 활용해서 1년에 한번씩 이라도 평창정신을 계승하는 세계적인 행사를 평창에서 개최하길 제안한다. 이제 대한민국은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저력과 지혜가 있다. 그것이 바로 평창정신이다. 일회성이나 이벤트 사업으로 그치지 말고 흔적을 고스란히 살려 기념비적인 사업으로 평창정신을 계승해 나가야 한다.
알파인스키장외 다른 경기장도 지속적으로 유지 보존 할 수 있도록 연구해서 평창이 세계인들의 축제장이었음을 역사에 남겨야 한다. 뿐만 아니라 세계시민들이 보여줬던 올림픽 정신과 자부심을 기억하고 기록해서 유산으로 남겨야 될 것이다. 이를 2024년 베이징올림픽과 2020년 동경올림픽과 연결하여 세계 선수들의 전지훈련 장소로 활용하고 도쿄와 베이징으로 갈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스포츠관계자들은 평창정신 속에서 계획하고 연구해나가야 될 것이다
노르웨이는 그 나라를 관광할 때 관광코스로 올림픽개최도시인 릴레함메르를 필히 경유지에 포함시킨다고 한다. 우리도 평창을 누구나 가 보고 싶도록 올림픽 프라자와 기념관을 세워 모든 올림픽 과정을 기록유산으로 만들어 보존해야 한다. 대회 중에 각 나라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찍은 관람객이 있다면 SNS를 통해 홍보 수집하여 기념관에 보관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다. 국민들의 염원과 원력으로 성공적으로 치른 평창동계올림픽이 남긴 교훈은 남북한 통일을 위해서 더 나아가 세계평화를 위해서 평창정신을 지속적으로 계승 발전시키는 일이다. 평창정신의 계승에 세계시민의식이 싹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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