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에서 북미정상회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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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원행스님 작성일18-04-20 02:57 조회2,838회 댓글0건본문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놀랍습니다. 어떤 드라마도 이런 극적인 반전을 보여주지는 못할 싶을 만큼 역동적입니다. 올 초만 해도 4월 위기설이 나돌았습니다. 북한 정밀 타격이니 김정은 참수설이니 하는 말까지 나오면서, 만약 전쟁이 벌어진다면 1주일 만에 몇 십만의 희생자가 생길 것이라는 흉흉한 전망이 우리를 어둡게 했습니다.
하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한반도에는 기가 막힌 반전이 펼쳐졌습니다. 4월 위기설 대신 4월 남북 정상회담을 남측 영토에서 개최하기로 했고, 그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 더 나아가 북일 정상회담, 6자 회담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
이 중에서 핵 타결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회담은 아무래도 북미 정상회담이 아닐까 싶은데요, 회담 장소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평양이다, 워싱턴이다, 판문점이다, 제주도다, 그것이 힘들면 아예 제3국인 스웨덴과 스위스, 몽골의 울란바토르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소승은 평창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평창은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의 씨앗이 움튼 곳입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없었다면 세계 평화의 첫걸음은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화가 시작된 곳에서 완성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평화 올림픽’을 모토로 했기에 상징성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스위스나 몽골이 자국을 회담장소로 빌려주겠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북미 정상회담이 갖는 세계적 이슈 때문입니다. 평창이 회담장소가 된다면 지난 동계올림픽에 이어 또다시 세계의 이목을 끌게 될 것이고, 평창은 물론 우리 강원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강원도는 세계 유일의 분단 도(道)라는 상징성도 있어서 이래저래 회담장소로는 안성맞춤입니다. 게다가 한반도 문제를 단판 짓는 회담을 굳이 다른 나라에서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한반도에서 개최하는 게 가장 합리적입니다. 물론, 회담 장소는 북미 간 협의에 의해 결정이 나겠지만, 우리 정부도 ‘운전자 론(論)’을 천명한 이상 평창을 추천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기대합니다.
올림픽 정신은 상생과 화합입니다. 편의상 메달을 수여하고 있지만, 대회에 참가한 모든 선수들의 땀을 소중하게 여깁니다. 참가하는 것 자체가 의미를 갖습니다. 이런 올림픽 정신과 이제 움트고 있는 세계 평화의 정신은 일맥상통합니다. 따라서 올림픽이 열린 평창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여러모로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또 하나, 평창 동계올림픽과 함께 대한민국이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데, 우리 국민도 이를 통해 세계 시민의식을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지난 올림픽 때 우리 국민은 놀라운 시민의식을 보여주었습니다. 자원봉사자는 물론이고 평창과 강릉의 시민들은 선수단과 관광객을 따뜻하고 친절하게 맞아주었습니다. 우리의 아름답고 전통적인 시민의식에 세계가 놀랐습니다. 이것이 대회 때만 발휘된 미풍양속이 아니라 국격을 올리고 글로벌 시민의식이 성숙되는 자양분으로 삼아야 합니다. 평화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평화를 향유하고 지킬 세계 시민의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금은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통틀어 전에 없던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하늘(天)과 시대(時)와 나라(國)의 운(運)이 합일된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를 슬기롭게 넘기면 나라에 큰 대운이 펼쳐질 것으로 봅니다. 앞으로 세계 평화를 위한 각종 회담들이 한반도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이어질 텐데, 성숙한 세계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해서 모든 국민의 뜻을 한데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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