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행스님 시대의 에세이스트 상 수상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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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3-03-31 11:06 조회1,438회 댓글0건본문
월정사 원행 대종사 <시대의 에세이스트상> 수상
이원행 대종사는 4월 1일 서울시청 서소문 별관에서 개최된 격월간 『에세이스트』 창간 18주년 기념식에서 <시대의 에세이스트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매년 정례적으로 운용하지 않고, 한국수필에 전범이 될 만큼 탁월하거나 혁신적인 작가가 나타날 때만 선정 수상하는 상이다. 이 시대를 상징할 만한 수필가에게 주는 상으로, 1회 이수태(상처는 세상을 내다보는 창이다) 2호 최진석(탁월한 사유의 시선) 3회 윤범모(백년을 그리다) 4회 고형렬(장자 에세이 전집 7권) 5회 백남오(겨울밤 세석에서 등 지리산 시리즈 5권)이 수상한 바 있는 국내 수필계 최고 권위의 상이다. 이번 이원행의 수상은 『성인 한암 대종사』의 상재가 계기가 되었으나 그간 발표된 6권의 에세이집 또한 그 가치가 똑같이 평가되었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우나 정신적인 면에선 상대적으로 궁핍한 시대에 한국선(禪)의 정통인 경허─한암─탄허 ─만화로 이어지는 오대산의 법맥을 대중에게 친화적인 에세이라는 양식을 통해서 7권의 에세이집으로 구현하였고, 그 공로가 불교계를 넘어 문학계에서 평가되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참고자료.
1. 역대 수상자
2. 제 6회 시대의 에세이스트상 선정이유서
3.수상 연설문
역대수상자
이수태(수필가. 논어 연구자), 최진석(철학가, 전 서강대 교수). 윤범모(미술평론가, 현 국립현대미술관장), 고형렬(시인), 백남오(수필가. 경남대 교수)
2, 선정이유서
제6회 시대의에세이스트상 선정이유서
본 상은 매년 정례적으로 운용하지 않고, 한국수필에 전범이 될 만큼 탁월하거나 혁신적인 작가가 나타날 때만 선정하여 수상한다. 2023년 제6회 수상자는 심사위원회 5인의 만장일치로 이원행 대종사를 선정한다. 이원행은 『성인 한암 대종사』를 비롯하여 7권의 수필집으로 한국 불교사에 혁신적 기록을 남겼다. 불교를 대중이 쉽게 이해하고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도록 문학적인 방편으로 기록함으로써 불교발전은 물론이고 불교를 우리 전통의 사상적 철학으로 정치하였다. 이것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장엄한 불사이다. 많은 사찰들이 문명의 첩경으로 치달으며 예전처럼 대중에게 편안하고 고요한 쉼터를 제공하거나 정신적 수양의 공간이라는 기능을 잃어가는 작금에 있어 이원행의 수필집은 전통의 절집이며 탑으로 새로운 역할을 담당하리라 확신하면서, 이에 이 상을 수여한다.
대표집필 김종완
심사위원 이수태 최진석 윤범모 고형렬 김종완
3. 수상 연설
소승은 출가 후 한가하게 지낸 시간은 별로 없습니다. 산중 납자가 분주하다는 건 부끄러운 일 아니냐고 하실 분도 있을 것입니다만 수행자일수록 부지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출가라는 것은 단순한 속세와의 결별이라기보다 더 큰 집을 짓는 일이고 더 큰 세계 구현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속가의 가족을 떠났으나 그것은 모든 사부대중을 다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작은 버러지에서 큰 짐승까지 모든 생명붙이는 물론 생명 없는 것들까지도 가족으로 받아들이기 위함입니다. 더 크게 말하면 우주의 집을 짓는 일입니다. 모두 서로를 해치지 않고 함께하기 위해 그 존재의 근원에 대한 끝없는 탐구를 게을리해서는 안 되는 것이 수행의 노정입니다.
그렇다고 소승이 그리 거창하게 참수행의 길을 걸어왔다는 것은 아닙니다. 소승은 일찍이 탄허 큰스님께서 말씀하셨듯 오대산 멍청이올시다. 처음 산문에 들어 탄허 큰스님과 만화 큰스님을 모시면서 자신에게 무척 절망했습니다. 큰스님들께선 생득적으로 잠이 적으신 것 같은데 젊을 적 저는 업력이 두터워 잠이 어찌나 많은지 만날 쏟아지는 졸음을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큰스님들께서 열반하신 지 벌써 40년이 됩니다. 나이 탓인지 큰스님들의 혹독한 경책으로 훈련되어선지 이제 잠도 별로 없습니다.
2010년 김지하 선생의 주선으로 김종완 선생과 조정은 편집장을 만났고 그해 『월정사 멍청이』를 상재한 다음 『탄허 대선사 시봉 이야기』, 『만화 희찬 스님 시봉 이야기』, 『10.27법난』, 『성인 한암 대종사』 등 2년마다 한 권 정도 7권의 책을 내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것은 소승이 그동안 공부한 로드맵 같은 것입니다. 탄허 큰스님과 만화 큰스님을 모시고 공부하면서, 또 초대 종정 한암 큰스님의 행장과 법어를 공부하면서 월정사 멍청이인 저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더 깊이 새겨보려는 노력에 다름 아닙니다.
이번에 이름도 거창한 <시대의에세이스상>을 주신다니 크게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욱 잘하라는 경책으로 받겠습니다. 불교에선 3통이라 하여 법통(法統) 종통(宗統) 설통(說通)이 있습니다. 법통은 법맥이고, 종통은 종지 종풍이며, 설통은 올바른 깨달음의 말이 터지는 것입니다. 소승 생각으론 여기에 이제 필통이 더해져야 할 것입니다. 설통이 세 치 혀로 그 시대에 바른말을 하는 것이라면, 필통은 한뼘의 붓으로 그 시대의 바른말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소승은 오늘 이 자리에서 다짐합니다. 출가자로서 이러한 설통과 필통에 있어 정도를 굳건히 지키고자 더욱 철저하겠습니다. 이 상에 관계하신 여러 작가님과 심사위원 모두에게 감사드리며 인사를 대신합니다.
2023년 4월 1일 이원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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