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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묘년 동짓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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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12-18 10:33 조회1,01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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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일은 동짓날이다. 우리 조상들은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긴 동짓날을 희망 속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는 날로 보았다. 조선 시대 왕실에서는 이날을 한 해의 시작으로 보고 새해 달력을 나누어 주었다는 기록도 있다. 그래서 작은 설날이라고 부른다.

 

동짓날에는 붉은 팥죽을 쑤어먹는다. 붉은 팥죽이 부정하고 혼탁한 것을 물리친다는 속설 때문인데, 사실 과학적으로도 맞는 말이다. 팥에 이뇨효과가 있어 몸의 순환을 돕기 때문이다. 몸의 순환이 잘 되면 생활에도 활기가 생겨 모든 일을 적극적으로 대하기 마련이다. 수천 년 내려오는 세시풍속은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새해 2024년은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 용은 예부터 힘과 용맹, 지혜를 상징하는 신성한 동물로 여겨왔다. 그래서 우리나라 전설에는 어려움을 극복한 이무기가 용이 되어 모든 난관을 이겨내는 이야기가 많다.

 

주역에 따르면, 갑진(甲辰)은 갑목(甲木)이 진토(辰土)라는 비옥하고 촉촉한 대지에 뿌리를 내려 크게 자라는 모습이다. 아름드리 큰 나무의 운이 작용하는 해다. 그래서 새해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해보다 크다.

 

먼저, 새해 1월에는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가 열린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세 번째 올림픽이자 아시아에서는 최초의 청소년 동계올림픽이다. 지난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를 통해 우리 강원특별자치도는 평화의 중심지가 되었다. 이번 대회에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2,9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고 하는데, 이번에도 재난과 갈등과 반목과 증오로 어지러운 지구촌에 평화의 메시지를 던졌으면 한다. 이번 대회의 슬로건이 함께할 때 빛나는 우리라고 하니 평화의 메시지로는 더없이 잘 맞는 것 같다.

 

10월에는 유엔총회 의장협의회 총회가 강릉에서 열린다. 전직 유엔총회 의장들, 현직 의장, 사무총장을 비롯해 각국의 외교관 등 100여 명의 국빈급이 모이는 국제행사다. 총회가 끝난 후 강릉 선언문을 채택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이 역시 지구촌 평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뭐니 뭐니 해도 새해의 가장 큰 이슈는 410일에 시행하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다. 벌써 정계는 어수선하다. 신당설, 탈당설이 끊이지 않고 출마와 불출마를 놓고 이합집산 중이다. 이번 선거는 윤석렬 대통령 취임 2주년이 되기 딱 한 달 전에 열리는 탓에 향후 국정 동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거라는 평가가 많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선거는 결과를 예단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유리하다고 생각했는데 패하거나, 불리하다고 여겼는데 대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만큼 유권자들이 생활에 바쁘고 정치 무관심에 빠져있는 것 같지만 정치 돌아가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는 얘기다.

 

옛말에 진사(辰巳)에 성현출(聖賢出)’이라는 게 있다. 말 그대로 올해 갑진년에 훌륭한 성현들이 등장했으면 하는데, 이번 국회의원 선거를 어떻게 치르느냐에 달려있다. 정당, 출마자, 유권자 모두 어떤 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는 길인지 유념하여 더는 손가락을 잘랐다라는 말이 안 나오는 선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열두 달 전, 우리는 검은 토끼의 해라며 큰 희망을 안고 계묘년을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면 잘 살았다, 행복했다는 느낌은 없다. 국내외가 다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런지 서산에 걸친 해를 바라보며 모든 걱정거리를 함께 보내지 못하는 안타까운 세모(歲暮).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 년이었지만, 동지 팥죽 한 그릇으로 갑진년 새 희망과 새 출발을 다져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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