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평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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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11-16 13:14 조회1,065회 댓글0건본문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대회’가 내년 1월 19일부터 2월 1일까지 14일간 평창, 강릉, 정선, 횡성에서 열린다. 지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딱 5년 만에 다시 열리는 세계 겨울 스포츠 축제로, 대한민국에서 세 번째 열리는 올림픽이자 아시아 최초 청소년 올림픽이다.
그리스에서 채화된 성화는 서울, 부산, 세종, 제주를 거쳐 지난 11월 6일 강원 특별자치도에 입성했다. 12월 28일까지 강원 특별자치도 18개 시·군을 순회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모처럼 맞는 올림픽대회에 강원도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지구적 재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열리는 청소년 올림픽이라 의미가 더 깊다.
21세기 들어 지구촌 정세가 심상치 않다. 시리아 내전은 끝날 줄 모르고, 우크라이나 전쟁은 2년째 진행 중이다. 게다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극심한 갈등으로 인해 애꿎은 양국 국민만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문제도 만만치 않다. 수많은 갈등과 대립이 더해져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알 수 없을 정도다. 이처럼 국내·외에서 들려오는 모든 소식이 어둡기만 하다.
이런 상황에서 열리는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대회는 갈등을 잠시 접고 평화를 향한 열망을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
알다시피 올림픽 정신은 ‘우정과 존중’이다. 중요한 것은 승리가 아니라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겨뤄보는 것이다. 이기는 것이 아니라 정정당당하게 잘 싸우는 것이다. 게임이 끝난 후에 상대방에게 존경과 감사의 표시를 하는 까닭이다.
스포츠 학자들은 ‘문화 다양성을 증진하고 사회통합을 이루는 데에는 스포츠가 최고’라고 한다. 그 정점에 올림픽 정신이 있다. 세계의 수많은 국가, 선수들이 출전하지만, 스포츠를 통한 우정과 존중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다.
이 정신은 ‘화엄 사상(華嚴思想)’과도 맥을 같이 한다. 〈화엄경(華嚴經)〉은 ‘일중일체다중일 일즉일체다즉일(一中一切多中一 一卽一切多卽一)’을 이야기한다. 하나 속에 여럿이 있고, 여럿 속에 하나가 있다는 말이다. ‘일즉다 다즉일(一卽多 多卽一)’, 하나가 곧 여럿이고, 여럿이 곧 하나다. 부분과 전체의 연기적(緣起的) 관계를 표현하는 말인데, 부분을 떠나 전체가 있을 수 없고, 부분은 또 전체 속에서 또렷이 그 존재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누구나 부처고 누구나 주인공이고 모든 생명은 평등하다. 〈화엄경〉의 관세음보살은 천수천안(千手千眼), 천 개의 눈과 천 개의 손을 가진 분으로, 모두가 부처이니 세상을 조화롭게 만들고 대립과 분열을 넘어 화합하라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
오대산 조실이셨던 탄허 스님도 “귀추(歸趨)는 같으나 길은 다름이여, 백 가지 생각이 하나로다”라고 말씀하셨다.
나와 남을 가르고, 우리와 상대편을 구분 짓고, 우리 것만 최고이고,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탐진치(貪瞋癡)’가 모든 갈등의 근원이다. 좋고 싫은 실상을 분별하면서부터 상대를 때려 눕혀야 내가 이기는 정글의 법칙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림픽 정신과 〈화엄경〉의 가르침은 현세를 살아가는 지구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구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길도 본질은 이와 같다.
이번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대회가 이런 우정과 존중, 조화와 화합을 이루는 정신을 되새겨 세계의 모든 갈등과 대립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다시 한번 ‘평화의 용광로’로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릴 대한민국, 강원 특별자치도를 위해 ‘어게인, 평창!’을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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