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사 역사와문화] -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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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 관리자 작성일14-02-11 15:10 조회4,132회 댓글0건본문
Ⅴ. 공동체의 불국토, 아우름의 성지
3. 미래에의
지향
월정사와 오대산의 1300여 년 역사가 품고 있는 사상과 신앙, 그리고 문화의 공간을
재조명하는 작업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리고 그러한 역사와 공간에 대한 재인식은 현재와 미래로 계승되기 마련이다.
2004년부터 월정사에서 열리고 있는 ‘오대산 불교문화축전’은 문수성지인 오대산 전통문화공동체가
계승하려는 역사, 지향하려는 미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오대산 역사문화의 전통을
계승하고 복원하고자 하는 전통불교문화축제, 단일 테마를 지향하지 않고 다양한 인문적 테마로 구성되는 종합문화축제, 전통의 복원에 머물지
않고 전통과 현대를 접목하는 축제, 인간만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지고 소통하는 생태문화축제, 다양한 계층이 함께
어우러지도록 기획되는 축제는 ‘오대산 불교 문화축전’의 지향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그리고 그것은 단일 사원이 단일 전통에 얽매어서는 가능한 일이 아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월정사를
품고 있는 오대산이 단순히 본산과 부속 사암으로 구성되는 공동체가 아니라, 오대산의 역사와 사상과
신앙과 자연을 아우르는 성지(聖地)로서 기능하고 있음을 다시 발견하게 된다. 그 성지는 한국의 화엄사상과
화엄신앙의 전통을 품고 있는 성지이다. 그 성지는 굴산문에서 시작하여 보조선과 한암의 선사상에 이르는 한국의 선불교 전통을
품고 있는 성지이다. 그 성지는 호국의 신앙과 역사를 수호해온 한국불교인들의 정신적 전통을 품고 있는 성지이다. 그 성지는 아름다운
전나무 숲길과 우리나라의 젖줄인 한강의 시원을 품고 있는 생태의 성지이다.
그 성지는 걸음걸음마다 치열하게 구도했던 수행자들의 이야기에서
생명의 본분을 일깨우는 깨침의 성지이다. 그 성지는 자연과 역사와 사상과 신앙과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 이 땅에 있는 다양한
뭇 생명들이 소통하고 서로를 치유하는 생명의 성지이다.
오늘날의 월정사는 그리고 오대산은 그래서 더 이상 출가수행자의 공간만은 아니다.
2000년 이후 불법에 좀 더 가까이 가고자 하는 일반 시민들을 위한 템플스테이와 단기출가학교로 대표되는 수행체험 프로그램들은 바삐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스스로의 존재와 가치를 되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누구나 서슴없이 찾아들어
안온을 찾고 치유하여 생명가치를 되살리는 열려있는 성지, 열려 있는 공동체의 성지, 그것이 오늘날의 오대산과
월정사가 지향하는 화엄불국토이다.
오대산과 월정사가 지향하는 화엄불국토의 꿈은 한 해의 마지막 날과 새해의 첫날에 걸쳐 오대성지 월정사와 상원사, 부처님 정골사리를 모신
적멸보궁 사이, 천년의 숲길에서 이루어지는 삼보일배 대정진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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