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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정신<平昌精神>의 계승 (강원일보 8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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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원행 스님 작성일18-08-28 10:09 조회1,79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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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정신<平昌精神>의 계승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 지 6개월이 지났다.

올림픽이 매개가 돼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렸고,

싱가포르에서는 사상 최초로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됐다.

그 직후 지방선거와 러시아월드컵,

지금은 자카르타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다.

올여름 110년 만의 폭염도 빼놓을 수 없다.

경제는 경제대로 어렵고,

그로 인한 사회적 갈등은 증폭되고 있다.

불과 반 년 만에 많은 일이 일어났다.

 `격동의 6개월'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은 표현 같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6개월 사이

평창동계올림픽의 기쁨도,

판문점 선언에서 피어난 평화와 번영의 기대도

아득히 먼 일처럼 빛바래고 있다.

, 평창에서 우리가 보여준

아름다운 세계의 시민의식, 평창정신이 점차 희석되고 있다.

세계인의 감탄을 자아냈던 동계올림픽 개·폐회식과

설상경기가 열렸던 지역은 지금 흉물로 변해버렸다.

잠깐의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나고 대관령면 주택지는 물에 잠겼다.

사후 운영 문제로 정부와 도·시군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하지만 이런 시설과 관련한 문제들은

결국 예산 문제이기 때문에 예산만 확보되면 금방 해결될 수 있다.

진짜 우려가 되는 것은 우리의 평창정신,

세계시민의식이 동계올림픽 기간에만 일시적으로 발휘된,

일회용이 아니었나 하는 걱정이다.

 

6개월 전 우리 평창정신의

세계시민의식, 평화정신은 지속적으로 계승돼야 한다.

한 번의 올림픽으로 폐회식장의 성화는 꺼졌지만

성숙한 세계시민의식의 성화는 영원히 꺼지지 말아야 한다.

연구에 의하면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서면

사회적 갈등은 더 심해진다고 한다.

이기심 때문이다.

개인과 개인 간, 단체와 단체 간의 갈등은

그것이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든, 생각의 차이 때문이든

그 바탕에는 역지사지하지 않고

눈앞의 작은 현상에만 집착하는 이기심이 바탕에 깔려 있다.

이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성숙한 평창정신의 세계시민의식의 핵심은

이타정신(利他精神)이다.

 

오대산의 탄허 스님은

현대인이 아만과 아집과 독선에 빠져 허우적대는 이유를

`정신의 결핍'에서 찾았다.

그리고 이를 극복할 방법은 이타정신이라고 했다.

불교의 84,000이나 되는 경전도

알고 보면 단 하나,

일미진중 함시방(一微塵中 含十方),

즉 먼지 하나, 물 한 방울 속에도 모든 진리가 함축돼 있으므로

한 티끌도 버릴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 전 세계는 4차 산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4차 산업의 핵심은 기계에 사람의 마음을 이식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5차 산업은

신과 감정, 정서에 기반을 둔 것일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세기의 역사적 변곡점에 서 있다.

무술년 정초부터 밀려온 기후변화의 아마겟돈,

북미의 책상 위에 놓인 핵단추의 크고 작은 각축전의 힘 겨루기에서

평창정신이 싹을 틔웠다.

평창정신은 평화와 번영의 정신이며

동북아와 세계를 아우르는 안보와 평화에서 한발 더 나아가

평화와 번영의 세계인의 사자후였으며 함성이었다.

동서남북이 가로막힌 섬 같은 나라에서

세계로 이어지는 중심 허브로 발전하느냐 마느냐의 기로다.

이타정신에 바탕을 둔 평창의 세계시민의식,

올림픽 때 보여준 평창정신을 계승하는 게 중요한 까닭이다.

이를 위한 다양하고 진지한 포럼, 강좌, 시민단체의 관심과 활동,

국가의 지원이 계승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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