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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법문

다선일미(茶禪一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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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10-02 11:51 조회4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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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들어와서야 어리석음을 깨달으니

평소엔 입이 있어도 쉽게 열지 않는다


남의 잘못은 시비를 따지지 말고

자신의 허물은 스스로 잘라내야지


화덕이 붉게 달궈지니 차는 벌써 달여졌고

종이창이 희부예지니 달이 떠올랐구나


예나 지금이나 누가 헛된 세상을 알겠나

허엄릉(許嚴陵)만이 낚시터에 앉았던 것을

 

사립문은 달았어도 잠근 적이 없고

한가히 새들 날아갔다 돌아옴을 본다


한 자 벽은 천 길 바위에서 쉽게 구하지만

황금으로는 평생의 한적함을 사기 어렵지


눈 녹은 새벽 산엔 폭포 소리 차갑고

이파리 진 가을 숲엔 멀리 산이 보인다


잣나무 숲엔 짙은 안개가 맑은 대낮을 가리니 

옳고 그름이 흰 구름 사이로 드러나지 않는다

 

이익을 다투고 명성을 좇음이 무슨 자랑거리랴


한적함은 홀로 사는 야승(野僧)에게 허락된 것


마음의 밭에는 무명(無明)의 풀이 자라지 않고

깨달음의 뜰에는 지혜의 꽃이 피어난다


황토 언덕엔 고사리 죽순이 무리지어 자라고

이끼 낀 땅에는 티끌 모래 보기 드물다


나이 서른이 넘어 이곳에 와서

밝은 창문으로 노을을 본 것이 몇 번 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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