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원융스님 영결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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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원행 스님 작성일19-03-14 15:46 조회3,040회 댓글0건본문
생불생혜여 탄각천지 (生不生兮 呑却天地)하고
사불사혜여 독보법계 (死不死兮 獨步法界)로다
일난풍화한 춘유시절 (日暖風和 春遊時節)에
원융선사여 하처안신 (圓融禪師 何處安身)고
나고나도 나지 않음이여
천지를 삼키고,죽고 죽어도 죽지 않음이여
법계에 홀로 걷도다
날씨가 좋고 다뜻한 봄놀이 시절에
원융 선사시여 어느 곳에 편안히 쉬십니까?
“지도무난 至道無難이요 유혐간택 唯嫌揀擇 이라
단막중애 但莫矰愛하면 통연명백 洞然明白이라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음이요 오진 간택함을 꺼릴 뿐이니
미워하고 사랑하지 않으면 통연히 명백하리라”는
수 隨나라 3조 승찬 僧攢 禪師의 신심명 信心銘 첫구절인 16글자에
문득 발심하여 출가를 결행하였으나
그 타고난 선근 善根이 어찌 출중 出衆하다고 하지 않으리오.
원융 선사는 「육조단경」과 「서장」을
수행을 위한 지침서로 삼았으며
동서남북 어디를 가든지 108배를 빠뜨리지 않았고
사유상하 四維上下로 만행 萬行할 때도
몸과 마음을 흩뜨리지 않았으며
행주좌와시 行住坐臥時에는
언제나 평상심 平常心이‘도 道’라는 원칙을
지키고자 애썼습니다.
깨달음으로서 극칙 極則을 삼아야 한다는
‘이오위칙 以悟爲則’에는
한 치의 양보나 물러섬이 없었으며,
화두를 통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신념에는
터럭만큼의 흔들림이 없이 언제나 당당하였고
오심여 년 동안 하안거 동안거 결제 結制를 통해
선원의 큰방을 벗어나지 않았고
스승 성철 큰스님에 대한 지극한 신심 信心으로
평생 시자 侍者를 자청하였으며
화두에 대한 철저한 믿음으로
오로지 정진으로써 삶의 자미처 滋味處를 삼았으며,
본분사 本分事외에 어떠한 군더더기도 용납하지 않는
진정한 납자 衲子였습니다.
그리고 총림의 주요 소임을 맡아
총림 발전과 후학 양성에 헌신하셨습니다.
이제 향연 香煙너머 진영 眞影의 모습으로 남은
해우당 海牛堂 원융 圓融 선사는
“법의 성품이 원융하여 두 모양이 본래 없고
모든 법이 부동하여 본래부터 고요하다.”라는
법성게 法性偈의 뜻과 같이
생 生과 사 死가 없는
부동 不動하고 고요한 열반의 경지를 방편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바닷물 속으로 들어간 진흙 소처럼
차별 없는 원적 圓寂의 참모습을
우리에게 마지막까지 시현 示現한 선지식입니다.
원융 선사시여,
속히 이 땅에 오셔서
다시 이 일을 밝히시고 널리 중생을 제도하소서.
니우작야귀창해 泥牛昨夜歸滄海하니,
흡득서강수진건 吸得西江水盡乾이라.
진흙소가 어젯밤에 바다로 돌아가더니,
서강의 물을 모두 들이켜 말려버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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