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하안거 결제법어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06-01 06:35 조회1,509회 댓글0건본문
불기섬호수학심(不起纖毫修學心)하면
무상광중상자재(無相光中常自在)라.
무한낙화수류거(無限落花隨流去)하고
석양춘색만강호(夕陽春色滿江湖)로다.
털끝만큼이라도 닦아 배울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면
상(相)이 없는 빛 가운데 항상 자재(自在)함이라.
무한한 낙화(落花)는 흐름을 따라가고
해 저문 봄빛이 강호(江湖)에 가득하도다.
금일(今日)은
신축년(辛丑年) 하안거(夏安居) 결제일(結制日)입니다.
이렇게 여름과 겨울에
대중(大衆)들이 모여서 안거(安居)를 하는 것은
오직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혜명(慧命)을 잊고
광도중생(廣度衆生)하기 위함이라.
이 대도(大道)의 진리(眞理)는
한 번의 발심(發心)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남들이 하니까
따라서 해보는 것으로는 불가능함이라.
태산(泰山)을 넘는 기상(氣像)의 신심(信心)과
바다를 건너는 불퇴전(不退轉)의 일일발심(日日發心)이
있어야 함이라.
화두(話頭)가 있는 이는 각자의 화두를 챙기되,
화두가 없는 이는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 나인가? 하고
이 화두를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가나오나,
일체처(一切處) 일체시(一切時)에
챙기고 의심하기를
하루에도 천번 만번 해야 할 것이라.
이렇게 일념(一念)이 되도록 노력하다보면
문득 참의심이 돈발(頓發)하여
보는 것도 잊어버리고,
듣는 것도 잊어버리고,
밤인지 낮인지도 모르고
며칠이고 몇 달이고 흐르고 흐르다가
홀연히 사물을 보는 찰나에, 소리를 듣는 찰나에,
화두가 해결되어
불조(佛祖)의 백천공안(百千公案)을
한 꼬챙이에 꿰어 버리게 됨이라.
그러면 누가 어떤 물음을 던지더라도
석화전광(石火電光)으로
척척 바른 답을 내놓게 되고,
제불제조(諸佛諸祖)와 조금도 다를 바 없는
살림살이를 수용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억만년(億萬年)이 다하도록 깨달은
삼매(三昧)의 낙(樂)을 누리고
염라대왕이 잡으러 온다 해도 보이지 않으니
잡아 갈 수가 없음 이로다.
수구투정투저지안(須具透頂透底之眼)
하야처처상봉선지식 (處處相逢善知識)하니
당기일구천고휘(當機一句千古輝 )로다.
조주 선사는 모름지기
위를 뚫고 아래를 뚫어보는
그러한 눈을 갖추어서
처처에 선지식을 상봉하니
기틀에 다다른 일구가
천고에 빛남이로다.
대중(大衆)은 임제 선사를 아시겠습니까?
임제전기격조고 (臨濟全機格調高)라
봉두유안변추호 (棒頭有眼辨秋毫)로다.
소제호토가풍준 (掃除狐兎家風峻)이요
변화어룡전화소 (變化魚龍電火燒)로다.
활인도살인검 (活人刀殺人劍)이여!
의천조설이취모 (倚天照雪利吹毛)로다.
일등령행자미별 (一等令行滋味別)이니
십분통처시수조 (十分痛處是誰遭)
오환회임제마(還會臨濟麽)아?
창천 창천 (蒼天 蒼天)이로다.
임제 선사의 온전한 기틀은
격조가 정말로 높고 높은지라,
주장자 머리 위에 눈이 있어서
가을철 털끝을 가림이로다.
야호와 토끼를 쓸어 없애니
가풍이 준걸함이요,
변화의 어룡을 번갯불에 사름이로다.
사람을 살리는 칼과 사람을 죽이는 검이여!
하늘을 비껴 번쩍이니 날카로운 취모검이로다.
일등 령(令)을 행함은 그 맛이 특별함이니,
십분 아픈 곳을 이 누가 알리요.
도리어 임제 선사를 알겠는가?
아이고! 아이고! 곡을 함이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