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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스님 영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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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09-13 20:17 조회1,3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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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스님 영결사

 

 

봉암용곡선불장(鳳巖龍谷選佛場

봉암용곡 부처를 선발하는 도량에

 

일승월출기다차(日升月出機多次

해 뜨고 달 뜨기를 그 몇 번이었던가?

 

희양표운소산시(曦陽飄雲消散時

희양봉에 흩날리는 구름 확짝 걷히는 시절에

 

귀향당우보겁은(歸鄕當牛報劫恩

고향에 돌아가 소가 되어 시은에 보답하리

 

은암당 고우 대선사이시여!

 

와도 온 곳을 모르니 

태어남의 일이 크다 하시고

 

가도 가는 곳을 모르니 

죽음의 일이 크다 하시어

 

생사겁래가 이대사라 하시었는데,

 

생사를 돈망하신 본색종사의 본분일대사는 또한 무엇입니까?

 

대선사께사는 

일평생 활구참선으로 일관하신 가운데

일찍이 심원도량에서 무시이래 

일구에 일체게공의 도리를 깨달아 

경안의 경지를 자득하시고 

각화도량 동암에서 

백척간두진일보일구에 공안을 타파하시어 

다음 거울이 밝아지셨습니다

 

선사의 이 확연대오의 기연은 

단지 이생의 인행이 아니라

오직 다겁생래에 장양된 

삼학원수의 과득임이 분명하기에 

 

오늘 우리 후학들은 

더욱 척량골을 곧추세웁니다.

 

고우 대종사이시여!

 

매일생한불매향 (梅一生寒不賣香

매화는 한평생 추워도 향기를 알지 않고

월도천휴여본질 (月到千虧餘本質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항상 제 모습니다.

라고 고인이 일러주신 것처럼,

 

대종사께서는 

매화의 지절과 같이 

사문과 납자의 고결한 기개로 

견성성불의 종지에 착안하시고

 

온전한 달과 같은 자부의 화욕으로 

요익중생의 행원을 펼치셨으니

 

일생의 행장이 

최상승 보살이 개연한 

정안종사의 대기대용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고우 큰스님

 

노구를 사양하시고 

종횡무진으로 정법당간을 드높이시고자 

고구정녕 중도정견을 설파하시어

법의 안목과 선의 종지를 세우심에 

 

그 자애로운 음색이 

지금도 사부대중의 귓가에 쟁쟁하온데

 

홀연히 본래 자리로 돌아가시어 

금일 영결을 보이시니 

 

이불사는 가리사입니까? 도중사입니까

 

가리와 도중을 불문하고 

스님께서는 본무생사에 유희자재 하시겠지만 

남은 후학들은 황망한 심정으로 

애도의 심지를 밝힙니다.

 

큰스님께서 보여주신 

화광동진의 유지를 받들어 

선의 대중화와 선의 세계화가 이루어져 

억조창생이 안심입명하는 그날까지 

이 땅의 선자들은 

백의단월과 더불어 

무한향상의 죽비를 놓지 않겠습니다

 

큰스님 

 

이제 후사를 방착하시고 

법희선열에 안주하소서,

 

고우 큰스님

 

부디 상적광토에 오래 머무르시지 마시고 

속환사바하시어 

맹목중생을 올곧게 인도하시고 

다시 선화자의 가슴을 따뜻하게 적셔주시길 앙청합니다

 

간절하게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태백산 선지식 은암당 고우대선사 영전에 

일주청향으로 삼가 영결의 정예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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