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인에 대한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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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12-07 11:33 조회1,089회 댓글0건본문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뉴욕에서 활동하는 작가 하비에르텔레스는
인도의 경면왕이 시각장애인들을 모아
코끼리를 만져보게 했다는
‘군맹무상(群盲撫象)’의 장면을 구현해보았다.
옛글에서 시각장애인들은
각자가 만져본 부분으로부터
‘무’‘키’‘돌’‘절굿공이 ’
‘널빤지’ ‘항아리 ’‘새끼줄’을 떠올린다.
우리는 모두 불성을 가지고 있지만
다들 부분적으로만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전하는 이 이야기는,
사물을 총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자신의 주관과 편협함으로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사람들의 한계를 언급할 때 소환된다.
18세기 프랑스 철학자 드니 디드로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한 맹인에 대한 편지’에서
제목을 차용한 작가는,
정상성이라는 표준이 지운 세계로 우리의 시선을 돌리며,
눈이 보이든 안 보이든,
우리의 경험은 제한적이고,
서로가 상대의 경험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의 작품을 거쳐,
‘군맹무상’은 모든 존재가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경험하므로,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의미로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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