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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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1-10-12 12:02 조회1,433회 댓글0건본문
2000년대 초에
“여러분~, 부자 되세요”라는 광고 카피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한 신용카드사의 광고였다.
저축도 아니고 카드 긁어 물건 사라고 권하면서 부자 되라니,
언뜻 앞뒤가 안 맞는 말 같지만 광고 효과는 만점이었다.
올해 추석을 앞두고는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등을 통해
“화천대유 하세요”라는 글이 떠돌았다.
“3억 5000만원이 4000억원이 되는 마법” 이라는 부연 설명도 덧붙여졌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시행사인 화천대유와
그 관계사인 천화동인 투자자들이
1000배가 넘는 이익을 거둔 사실을 비꼰 것이다.
정치인들도 이 글을 패러디해 퍼날랐다.
‘부동산 대박’ 시대의 “화천대유 하세요”는
20년전 “부자 되세요”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확천금을 노린 토건세력이 세운 회사 이름이
삼라만상과 인간사의 섭리를 다룬 중국의 고전
<주역>에서 따온 것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은
<주역>의 64궤 중 각각 14번째, 13번째 궤에 해당한다.
‘화천대유’ 궤는 하늘 위에 불이 놓인 모습이다.
햇볕이 만천하에 내리쬐는 형상이니,
많은 것을 얻는다(대유)는 뜻을 담고 있다.
화천대유는 회사 로고에도 이 궤를 쓰고 있다.
‘천화동인’ 궤는 불이 하늘로 올라가는 형상이다.
불길이 하늘과 만나듯이 여러 사람이 힘을 합친다(동인)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대장동 개발 사업은 상상을 뛰어넘는 대박을 터뜨렸다.
화천대유의 실소유주는
부동산 이권에 밝은 변호사와 회계사 등 ‘꾼’들을 동업자로 끌어들였고,
전직 대법관과 검찰총장 등
초호화 ‘전관’들을 회사의 고문·자문으로 영입했다.
<주역>에서 따온 회사명이 지금까지는 이름값을 제대로 한 셈이다.
이 ‘부동산 대박 판타지’가 어떻게 끝을 맺을지 자못 궁금하다.
오천만 국민이여 꿈에서 깨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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