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반포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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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07-01 06:39 조회1,997회 댓글0건본문
하루는 간단히 하루 만에 저문다.
자유로에 올라 귀가하는 길.
날이 날인 만큼
언젠가 들었던 한 대목이 떠올랐다.
우리 불교사의 한 획을 그으며 활약한 고승을
하루로 요약하면 이렇다.
신라의 원효(元曉)가 새벽을 열자,
고려의 보조(普照)는 한낮을 두루 비춘다.
서쪽으로 기우는 저녁 햇살 같은 조선의 서산(西山),
근대의 경허(鏡虛)는 이윽고 찾아온 텅 빈 밤이라는 것.
지금 사나운 역병의 기세가
세상 곳곳에 근심을 드리우고 있다.
그 답답함을 이기지 못해 집을 나선 이들이
짧은 통풍구처럼 휴일을 즐기고 돌아가느라 도로는 붐빈다.
난지도 지나 속도가 차츰 느려지더니
이윽고 한강의 대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생각난 김에 떠오르는 대로 주섬주섬 챙겨보았다.
가양, 성산, 양화, 원효, 동작, 동호, 영동, 청담, 잠실, 천호, 강동, 암사.
한강의 다리 이름은
대부분 강북에서 잇닿는 강의 남쪽 지명을 땄다.
이윽고 나를 기다리는 다리가 나타났다.
누군가의 건장한 어깨를 밟고 가듯,
강 건너 피안으로 가닿는 저녁.
부처님오신날의 위력을 빌려
오늘은 반포대교가 아니라
반포대사로 불러보느니,
그렇다면 우리 사는 서울도
남산의 탑과 한강의 여러 고승들이 어울린 불국토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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