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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돌아보며

청금도(聽琴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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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08-24 09:24 조회1,29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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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송나라 휘종(徽宗)은 

예술을 극진히 사랑한 황제로 유명하다


사랑하는 데만 그친 게 아니라 

그림, 음악, 글씨에도 솜씨가 뛰어나 

그의 작품은 아직도 명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 휘종은 골동품 수집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옛 그림과 글씨, 청동기 유물 등을 수집해 

황실 창고에 저장했는데

수집품이 너무 많아 

재위 기간 내내 창고를 증축했다고 한다.

 

이처럼 유례를 찾기 힘든 

뛰어난 예술가이자 수집가였던 휘종


그러나 그는 좋은 국가지도자는 아니었던 듯싶다


1127년 금나라가 쳐들어오자 

변변하게 대항 한 번 못해본 채 무릎을 꿇고 만 것이다


이렇게 쉽게 패배한 원인은 

그의 지나친 수집벽 때문이라는 게 정설이다


특히, 수집품 중에는 

화석강이라는 거대하고 아름다운 돌도 있었는데

이 돌이 너무 커서 성문을 지나가지 못하면 성벽을 부셨다고 한다


금나라는 이 무너진 성을 통해 

쉽게 진격할 수 있었고 전쟁은 싱겁게 끝났다.

 

지금 900년 전 이야기를 꺼내는 까닭은 

휘종이 그린 청금도(聽琴圖)’라는 그림 때문이다


휘종은 거문고를 좋아해서 

전국의 명기를 수집했을 뿐만 아니라 

거문고 연주 솜씨도 매우 빼어났다


신하들을 관객으로 앉혀놓고 자주 연주회를 열었고

그 모습을 그림으로도 그렸다


그 그림이 바로 청금도.

 

이 작품은 지금도 

경이롭다라는 찬사를 듣는 명작 중의 명작이지만

실은 비극이 숨어있다


자신의 거문고 소리를 

신하들이, 백성이 들어주기를 원했지만

신하들과 백성이 내는 

고통의 거문고 소리는 듣지 않았다는 것이다


화석강을 옮기느라 성벽을 부술 때 

아무리 평시라도 성벽을 부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고언을 흘려버린 채 자신의 예술적 안목만 주장했다


진귀품을 수집하느라 국고가 바닥났을 때도 귀를 막았다

들으려 하지 않고

들려주기만을 원한 휘종의 행동은 

결국 망국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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