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년 신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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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원행스님 작성일18-01-14 08:56 조회3,101회 댓글0건본문
무술년 새해 어김없이 태양은
희망의 황금 햇살을 뿌리며 다시 솟구쳐 올랐다.
그러나 우리를 둘러싼 안팎의 정세
는 어느 해보다 만만치 않다.
현안 제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국론통일이 되어야 하는데
그 역할을 해야 하는 정치권이 오히려 분열의 골을 깊게 만들고 있다.
올해는 정치권이 진정으로 애국심, 다시 말해
당리당략(黨利黨略)이 아닌 헌법적 가치를 지키고
국리민복(國利民福)의 자기 역할을 해야 할 각오와 다짐이 있어야 한다.
진보와 보수가 국리민복의 최대공약수를 도출하고 합의하여
새로운 지평을 연다면 멋진 새해가 되어야 한다.
진보정권의 「적폐청산」과 보수정권의 야권도
지리멸렬 상태에서 벗어나
국민 눈높이에 맞는 수준으로 전열 정비하여
국정 파트너로서 제 역할을 해야 한다.
보수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기본원리는 지키나
‘새로운 레퍼토리’를 개발하여 지지하는 유권자들에게 다가서야 한다.
진보정권과 보수야당은
저변에 깔려있는 보편적 가치라는 분모를 공유하면서
감성이 아닌 이성으로 제반문제에 접근해야한다.
국가가 존재해야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 생명보호이다.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적 환경은
현재의 4대강국이 합종(合從)하던 조선시대 말(末)을 연상시킨다.
북핵의 평화적 해결 또는 물리적 해결에서
우리나라의 주도적 역할이 최선의 방식이지만
조선시대 말처럼 우리에겐 그럴 힘이 없다.
양강(兩强)의 자기중심적 세력 확보 또는 유지하려는 한반도에서
도덕적 신(善)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힘(power)이 지배할 뿐이다.
우리는 신라의 삼국통일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당시 한반도의 세 나라 중 가장 약소국이었던 신라가
어떻게 통일대업을 거머쥘 수 있었던가?
당시 아사아의 패권국인 당(唐)과 동맹의 힘이 그 기반이었다.
그러나 미국을 이들 나라와 비교할 수 없다.
한반도 주변 열강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소한 우리의 목소리는 세계 속에서 작다.
그러나 미국의 지원이라는 ‘앰프’로 증폭될 때
오대양 육대주에서 우렁찬 우리의 소리를 내게 될 것이다.
약자와 강자와의 관계에서 이런 이치는
예나 지금이나, 개인이나 단체나
그리고 국가 사이에서 불변의 현실적 진리다.
우리 경제가 여러 문제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성장, 고용, 복지, 선순환의 문제다.
이 문제는 건전한 상식을 바탕으로 적정한 수준에서 정책이 세워져야 한다.
성장이 있어야 고용과 복지가 있다.
어느 한 부문만 도를 넘어서면 나라 경제가 기형으로 틀어지게 된다.
옛 부터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국민의 신뢰라고 했다.
공자(孔子) 안연(顔淵)편에 이런 말이 나온다.
자공(子貢)이 공자에게
‘정치가 무엇입니까(問政)’하고 묻자
공자가 이렇게 답한다.
‘경제가 윤택하고(足食)’
‘국방이 튼튼해야 하며(足兵)’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 (使民信).’
자공이 다시 묻는다.
‘이 세 가지 중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합니까’ 공자는 이렇게 대답한다.
‘백성이 믿지 않으면 유지하지 못한다(無信 不立).’
정치는 당파적 이해에 접근하기 쉽다.
그러나 국가 운영은 헌법적 가치에 기반하여
국리민복(國利民福)의 잣대로 제반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이것이 국민의 신뢰를 얻는 길이다.
올해는 목숨 걱정하지 않고, 먹거리 걱정하지 않고,
당파적 이해 때문에 차별받지 않고,
목소리 높은 사람만 대접 받지 않고,
나라살림이 더 풍족하여
살기 좋은 그런 멋진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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