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환(印幻)스님 영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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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원행스님 작성일18-11-01 06:50 조회3,206회 댓글0건본문
금풍(金風이) 지나간 곳마다
빈 터가 이루어지고 공적(空寂)이 깊어집니다.
머물러 있던 것이 떠나고 사라지면 빈자리만 남습니다.
특히 가을바람에 낙하(落下)가 시작되면
자연은 스스로 내려놓고 비워서 본체(本體)를 드러내고
체로금풍(體露金風)의 진상(眞相)을 보입니다.
낙엽귀근(落葉歸根)이라 했듯이
낙엽은 스스로 제 몸을 떠나 뿌리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인간도 육신을 버리면
태어나기 이전의 본래 모습으로 환귀(還歸)합니다.
지난밤 무서리가 내리고 찬바람이 울먹이며 지나가더니,
우리 종문(宗門)의 선지식(善知識)이신
인환대종사(印幻大宗師)께서
근진(根塵)을 형탈(逈脫)하고 환귀본처(還歸本處)하셨습니다.
일생동안 보고 듣고 깨닫는 것을 멈춘 것은
생멸(生滅)이 없는 삶을 살기 위해 생사의 틀을 바꾼 것이요,
말하고 움직이는 것을 그친 것은
무생(無生)의 본분(本分)을 보이기 위해서입니다.
대종사(大宗師)께서는
젊은시절부터 일념정진(一念精進)으로
삼장(三藏)을 섭렵, 일본유학까지 하여
삼학(三學)의 지혜로
영취종지(靈鷲宗旨)를 밝힌 종장(宗匠)이셨습니다.
항상 가슴에는 삼장을 갖추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백천경을 설하는데 걸림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산문(山門)에 귀의(歸依)하여
점철성금(點鐵成金)의 인내와 정진으로
삼장(三藏)의 진수(眞髓)를 체득하고
삼학(三學)의 지혜(智慧)로 내심자증(內心自證)을 이루어
이 땅에 교학(敎學)의 당간지주(幢竿支柱)를 높이 세웠습니다.
일본유학을 마치고 귀국해서는 동국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후학양성에 매진하고 헌신(獻身)하였습니다.
삼학(三學)의 지혜(智慧)를 갖춘 대종사(大宗師)께서는
수많은 스님들이 다 하는 주지(住持) 한번 하지 않고
연구(硏究)에만 몰두하고 정진하여
우리종문(宗門)의 불일(佛日)을 밝히고
빛바랜 교풍(敎風을) 일으킨 용상(龍象)이요,
선문(禪門)의 진수(眞髓)를 일깨운 눈 밝은 종장(宗匠)이셨습니다.
이제 누구에게 생사(生死)의 어둠에서 벗어나는 길을 물어야하고
삼장(三藏)의 지혜(智慧)와 삼학(三學)의 진수(眞髓)를 배워야 합니까?
교수직에 물러서서는
신명(身命)을 아끼지 않고 정진하여
자기명근(自己命根)을 밝히고
범성(凡聖)의 미혹(迷惑)을 떨쳐버렸으며
가부좌를 틀고 앉아
얽매이는 틀을 벗어버리고는 본분(本分)자리를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이제 삼계왕래(三界往來)에 자재(自在)하시니
이 땅에 다시 한 번 불일(佛日)을 밝히시고
빛바랜 교학(敎學의) 당간지주(幢竿支柱)를 높이 세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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